164cm 키에 52kg인 김 씨는 수치로만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몸매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배에만 살이 붙기 시작하면서 과장해서 말하면 ET형 몸매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비만 환자보다 김 씨처럼 팔, 다리는 얇은데 배만 불뚝 나온 ‘마른 비만’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마른 비만이란 체질량지수 (BMI, 신장 대비 몸무게의 비율)는 정상인데 체지방률 (BF, Body Fat)이 높은 경우를 말합니다. 남자의 경우 체지방의 비율이 25%를 넘었을 때, 여성은 30% 이상일 때 마른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마른 비만, 복부에 체지방 쌓이는 경우 많아
마른 비만의 전형적인 케이스는 내장형 복부비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체중 자체는 정상이지만 체지방은 높고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그에 비례하여 근육량이 적어 특히 복부에 체지방에 쌓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성인병으로도 이어질 우려가 있어 마른 비만인 경우, 본인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체지방을 낮추고 근육량은 늘려갈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3명 중 한 명은 마른 비만 상태에서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마른 비만
젊은 여성에게 마른 비만이 많은 이유는 우선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의 근육을 없애기 때문에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하기 쉽습니다. 요즘과 같이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결혼하는 시기가 점차 늦춰지면서 여성들의 스트레스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것이 마른 비만과 관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몸속에 독소가 쌓여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즉 신진대사능력이 저하됐을 때는 아무리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도 단 1kg도 감량하기 힘듭니다. 스트레스 외에 원푸드 다이어트와 같은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과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의 부족 또한 마른 비만의 원인입니다. 특히 원푸드 다이어트는 영양 불균형은 물론이고 식사량을 줄임으로써 체지방이 아닌 근육을 빼기 때문에 오히려 살이 더 찌기 쉬운 체질로 만듭니다.
날씬해도 똥배만 나오는 마른 비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와 적절한 운동량이 필수입니다. 체지방을 줄이는 유산소 운동은 일주일에 5~6번, 한 번에 30~40분 정도 하는 게 좋습니다. 30분이 지나야 비로소 체지방이 연소되기 때문에 그보다 적으면 효과를 보기 힘듭니다. 무산소 운동(웨이트 트레이닝)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근육량을 늘여야 기초대사량이 증진돼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줄이기보다는 탄수화물 양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이는 식단 조절도 필요합니다. 특히 운동 전에 저지방 우유나 달걀흰자 삶은 것 등을 섭취하면 근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이 효과를 보려면 몸이 제 기능을 하도록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먼저입니다. 마른 비만은 3~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해나가는 게 좋습니다.